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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말러, 그리고 그 이후 - Part1

2024.11.06 by Ste Park

안녕하세요! 가우디오랩에서 음성 AI를 연구하고 있는 Ste(스테)입니다.

 

요즘 클래식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가우디오랩에 살포하고 있는 중인데요!
말러하면 불협화음이 강하고 형식이 난해한 음악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인생에서 느낀 사랑과 고통의 감정을 여실히 표현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사용한 이 불협화음에 대해 음향학적으로, 음악내적으로, 그리고 음악사적으로 R아보도록 하죠!~

 

 

1 불협화음

 

음악은 소리를 재료로 삼는 예술이다. 맛있는 국을 끓이려면 깊은 맛을 내기 위해 고기나 해산물 같은 기본 재료가 중요한 것처럼, 음악에서도 조화로운 화성이 토대를 이룬다. 하지만 이 기본 재료만으로는 충분한 맛이 나지 않는 것처럼, 음악에서도 불협화음이라는 강한 개성이 더해져야 깊고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게 된다. 화성음으로만 이루어진 음악은 마치 고기만 들어간 단순한 국물처럼 단조롭고 밋밋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반면 불협화음은 때때로 음악에 자극을 주고 긴장감을 더해, 마치 감칠맛 나는 양념처럼 음악의 매력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1.1 복잡한 정수비

 

불협화음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이는 음향학적으로 음이 갖는 진동수간의 비율에서 비롯된다. 음은 물체의 진동을 통해 생성되며, 동시에 울리는 두 음의 진동수가 단순한 정수비를 이루면 우리는 이를 협화적이라고 느낀다. 그에 반해 불협화음 비교적 복잡한 정수비를 가지며 불협화적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아래의 표는 각 음의 조화로운 비율과 불협화음의 비율을 보여준다:

 

Table 1: A음을 기준으로 한 음정, 정수비, 협화/불협화 여부

Table 1: A음을 기준으로 한 음정, 정수비, 협화/불협화 여부

 


예를 들어, 2:1 비율의 완전8도(옥타브)와 3:2 비율의 완전5도는 귀에 조화롭게 들린다. 이러한 비율들은 서로 어울려 화성을 형성하며, 음악의 기본적인 조화의 기초가 된다. 반면, 진동수 비율이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조화는 깨지고 불협화음이 형성된다. 이를 테면, 16:15 비율의 단2도와 45:32 비율의 증4도는 불협화음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음악에서 긴장감이나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데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복잡한 비율, 예를 들어 441:440과 같이 두 음의 진동수가 미세한 차이가 나는 경우는 어떨까?

 

 

1.2 맥놀이(beating)

 

불협화음을 바라보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맥놀이(beating) 현상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두 진동수가 아주 가까운 두 음이 동시에 울릴 때, 진동수 차이로 인해 진폭이 주기적으로 변조(modulation)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이 빠르게 반복되면 마치 타악기를 격렬히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나 불쾌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어로 beating라고 표현한다. 물리학자 헬름홀츠 주장으로는 30-40Hz에서 이러한 긴장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한다. [2] 맥놀이 현상의 원리는 삼각 함수의 덧셈 공식으로 쉽게 유도할 수 있다.

 

진동수 f1과 f2를 가진 두 사인파의 합성 파는 다음과 같다:

Table 1: A음을 기준으로 한 음정, 정수비, 협화/불협화 여부

 

이에 삼각 함수의 덧셈 공식을 적용하면,

삼각 함수의 덧셈 공식을 적용

 

여기서, 앞의 cos 항은 진동수 (f1+f2)/2로 진동하는 중심 진동수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뒤의 sin 항은 맥놀이 진동수를 나타내며, 진동수 |f1−f2|/2로 진동한다. 정말 놀랍고 신기한 일이다. 두 개의 다른 진동수를 가진 파형을 결합했더니 평균이 되는 중심 주파수가 새로이 생겨나고, 이전에 없던 진폭이 감쇄되었다 증폭되는 변조를 일으키는 항이 생겨났다. 필자는 소싯적 피아노를 배우면서 C음과 E음을 내면 그 사이의 D음이 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듣고 한참을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음을 내는 발원지가 같고 진동수가 적게 차이 날 때는 가능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Figure 1: A음인 440Hz를 기준으로 441Hz, Bb, C#에 대해서 음을 합성한 그림
Figure 1: A음인 440Hz를 기준으로 441Hz, Bb, C#에 대해서 음을 합성한 그림

 

 

Figure 1에서는 서로 다른 두 진동수의 합성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내고 있다. (a)와 (b)에서는 A음으로 거의 같은 440Hz와 441Hz를 합성한 예를 보여준다. 앞서 복잡한 비율로 불협화가 날 것으로 예상했던 이 비율은(440+441)/2=440.5Hz의 중심 진동수를 갖고 (441-440)/2=0.5Hz의 맥놀이 진동수를 갖는 협화음으로 들린다. 이는 맥놀이가 매우 느리게 발생하여 ’오앙오앙’ 소리를 내는 진폭 변조로 들리고 beating을 하는 타악기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c)와 (d)에서 불협화음인 단2도는 440Hz를 기준으로 할 때 469.33-440=29.33Hz의 맥놀이 진동수를 갖는다. 이는 마치 드럼을 1초에 30번 정도 치는 것 같이 강한 긴장감을 일으켜 불협화음으로 인식된다. (e)와 (f)에서는 협화음으로 규정했던 A음과 C#음을 보여준다. 계산상 550-440=110Hz의 맥놀이를 일으키는데, 이렇게 너무 빠른 맥놀이는 리듬으로 인식되지 않아 두 개가 서로 독립적인 음으로 들리고 협화음으로 인식된다.

 

Figure 2: 한 옥타브 안에 나타난 불협화도
Figure 2: 한 옥타브 안에 나타난 불협화도
 

 

[2] 헬름홀츠는 이러한 방식으로 맥놀이에 의한 불협화음의 분석을 제안했으며, [3] 플로프와 레벨트는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불협화음에 대한 인식 정도를 실험한 뒤, 옥타브 내에서 각기 다른 비율들이 얼마나 불협화도를 갖는지 그래프로 그려보았다. 이를 음정을 기준으로 다시 구현하면 Figure 2과 같다. 그래프에 따르면 협화음인 완전1도, 장/단3도, 완전4도, 완전5도, 장/단6도, 완전8도에서 그 주위에 비해 낮은 불협화도를 갖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단2도에서 완전1도로 가는 사이에 맥놀이에 의해서 발생되는 긴장감에 의해 높은 불협화도가 생김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불협화도는 완전1도에 매우 근접하게 되면 다시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는데 앞서 설명했듯이 맥놀이의 진동수가 작아지면서 더 이상 두드리는 긴장감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1.3 비화성음

 

앞서 말했듯이 음악에 있어서 불협화음의 존재는 음악을 다채롭고 풍부하게 만드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다. 음악에서는 음정 간의 관계를 더욱 구조적으로 만들고 위계질서를 부여해 화성이란 체계를 만든다. 이를테면 C코드를 이루는 C-E-G 화음이 그 예이다. 이 화음은 C음을 기준으로 협화음이라 인식되는 완전5도 위의 G음을 올리고, 비교적 협화음인 E음을 중간에 배치한다. 이렇게 구성하고 나면 C, E, G을 제외한 다른 음들은 모두 비화성음이라 부르는데 이를테면 D, F, A, B 등은 모두 C, E, G 중의 하나 이상과 불협화음을 이루게 된다.

 

모차르트를 비롯한 고전음악의 특징을 말하라면 이러한 협화음에 의한 화성음과 불협화음에 의한 비화성음의 위계가 명확히 존재한다는데 있다. 비화성음으로 등장한 불협화음은 다른 화성음들과 긴장을 조성한다. 이러한 긴장은 비화성음이 화성음으로 옮겨가면서 완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완화를 음악적 용어로 해결이라 부른다. 뚜렷한 화성적 구조 내에서 이러한 긴장-해결의 구조가 퍼즐을 짜 맞추듯 수도 없이 반복되면서 음악이 이끌어져 나간다. 마치 언어에서 명사가 있으면 형용사나 동사로 풀이되고, 형용사와 동사는 부사로 수식되듯이 말이다. 비화성음이 없이 화성음만 가득한 음악이라면 형용사와 동사 없이 명사로만 말하는 어린아이와 같이 순진무구하게만 들릴지 모른다.

 

Figure 3: 모짜르트 현악 4중주 19번 ”불협화음” : 빨간선은 불협화음, 초록선으로 해결을 표시
Figure 3: 모짜르트 현악 4중주 19번 ”불협화음” : 빨간선은 불협화음, 초록선으로 해결을 표시
 

 

Figure 3에서는 모차르트가 그의 현악 4중주에서 불협화음을 만들고 절묘하게 이에 대한 해결을 해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다지오로 시작하는 이 패시지는 첼로의 C음의 연속으로 천천히 시작한다. 두 박을 지나 이윽고 비올라에서 Ab음이 등장하는데 시작부터 1 전위 화음이라니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이 든다. (원래대로라면 음악의 시작은 기본위치에서 완전5도와 함께 등장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곧바로 2 바이올린에서 Eb을 채움으로써 완전한 Ab화음을 만들어 긴장을 다소 완화하는듯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바로 다음 박에서 1 바이올린의 A음에 의해서 완전히 부정당하고 만다. 물론 이때, 비올라는 어느샌가 살며시 G음으로 옮겨가 Ab과 A이 동시에 울리는 최악의 상태만은 막는다. 하지만 최악만 면했을 뿐 옮겨간 G음도 계속 있자니 1 바이올린과의 장2도 음정으로 꽤나 불편하긴 매한가지다. 더군다나 2 바이올린에서 울리는 Eb음이 이전 Ab Major에서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A과 함께 악마의 음정이라 불리는 증4도가 되고야 말았다. 따라서 즉시 비올라의 A음과 2 바이올린의 Eb음은 각각 F#음과 D음으로 해결된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에서 16세기 교회음악에서 그렇듯이 정교하게 음정을 컨트롤하는 대위적 기법을 동원하여 협화음과 불협화음 사이의 좁다란 길을 교묘하게 파헤치는 실험을 해나간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고전적인 화성과 대위 규칙 내에서 움직이며 이전까지 보여줬던 고전화성의 한계를 실험했을 뿐 그 근간을 흔들지는 않는다. 기능화성이라고 불리던 고전화성이론의 파격과 발전의 몫은후배 작곡가들에게 숙제로 남겨둔 채 말이다.

 

 

불협화음, 말러, 그리고 그 이후 - Part 2에서 이어집니다.

 

 

References

[1] Jens Malte Fischer. Gustav Mahler. Yale University Press, 2011.

[2] Hermann LF Helmholtz. On the Sensations of Tone as a Physiological Basis for the Theory of Music.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3] Reinier Plompand Willem JM Levelt. “Tonal consonance and critical bandwidth”. In: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38(1965), pp. 548–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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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 어디가? - 자녀들과 함께 일터로 떠나는 아주 특별한 소풍

    그동안 육아로 바빴던 가우딘과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을 위해 “엄빠! 어디가?”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이번 행사는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들이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마련되었답니다.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일하는 곳을 자녀들이 직접 체험하며 가족 간의 유대감을 더욱 끈끈하게 다지고, 부모님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싶었어요.    처음에는 부모님 손을 꼭 잡고 수줍게 등장한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을 반짝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답니다. 어떤 활동들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즐거운 기억을 남겨주었는지 궁금하시죠? 그럼 함께 그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우리 아빠네 회사로 소풍가요!           이번 행사의 테마는 ‘엄마 아빠 회사로 소풍 가기🧺’였어요. 피크닉 의자와 체크무늬 돗자리, 맛있는 음식이 준비된 라운지 공간에서 시작된 하루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첫걸음이었죠. 가우디오랩의 라운지 공간, 우도는 평소에는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지만, 이번에는 가족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소풍 장소로 꾸며졌답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일하는 곳을 탐험하며, 부모님의 일터가 어떤 모습인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어요.     <일등으로 도착한 Jayden의 자녀 신영이>       회사 곳곳에서 미션 수행하기       아이들이 도착하자마자 미션 수행이 시작되었어요. 진행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회사 곳곳을 탐험하며, 여러 가지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활동이었죠. 우리 부모님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공간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또 들려주고 싶어 회사 곳곳을 탐방하는 미션 활동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가우디오랩 오피스는 삼성동의 작은 제주로, 제주의 다양한 지명을 본뜬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요. 회사 전체가 소리와 관련된 연구와 개발을 위한 공간으로,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듯한 경험을 주었죠. 또한,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한 회사답게 전체 오피스 면적의 절반이 소리를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비자림에서 엔지니어처럼 가우디오랩의 오디오 기술을 체험해보고, 엄마 아빠 책상에 앉아 사진도 찍었어요. 고사리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부모님의 하루를 엿보기도 하고, 간식을 먹으며 부모님의 다짐을 구경하기도 했죠. 과연 새해다짐을 잘 지키고 있는지 자녀들을 통해 확인을 해보았는데, “잘 지키지 않고 있어요”하는 솔직한 아이들의 대답도 종종 듣곤 하였답니다 ㅎㅎ   미션을 모두 완료한 아이들에게는 가족 티셔츠와 귀여운 스티커가 선물로 주어졌고, 오라의 대형 미디어월 앞에서 온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으며 미션을 마무리했답니다.     <비자림에서 가우디오랩의  공간 음향 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아이들>      <엄마 아빠 자리에서 무슨 일 하는지 설명듣는 아이들>     <포토존에서 Johnny네 가족사진 찍기>       헤니 사장님의 회사 소개 (특별 미션: 아이들의 집중력을 지켜라!)         회사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식순이 있죠! 바로바로 사장님의 인사말!  이날 가우디오랩을 이끌고 있는 CEO 헤니에게도 회사를 지루하지 않게 소개 해야하는 특별한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평소에는 지루할 수도 있는 설명이었지만, 이날 헤니 사장님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부모님이 얼마나 멋진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설명해 주었어요. 사전에 접수받은 아이들의 최애곡으로 가우디오랩의 음원 분리 기술들을 시연한 덕분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답니다. 부모님들도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해하는 시간이었죠.😃       입욕제 만들기 시간   엄마, 아빠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공간이자 주요 고객사와의 미팅 장소인 ‘애월’ 회의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길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은 끝에, 입욕제 만들기를 선택하게 되었죠. 외부 강사를 초청해 아이들이 직접 입욕제를 만들며 창의력을 발휘하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은 입욕제를 만들며 몰입하고, 자신이 만든 것을 부모님께 자랑하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아이들이 열심히 입욕제를 만드는 동안, 부모님들에게는 잠시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졌답니다.        <즐거운 입욕제 만들기>        행사의 끝은 단체 사진   아이들에게 나눠준 티셔츠는 가우딘 가족들이 함께 입고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어요. 가족 모두가 단체티를 입고 함께 찍은 사진은 이번 행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순간이었죠. 참가자 모두가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이날의 소중한 순간을 마음에 담았답니다.       아이들에게는 부모님과 함께 보낸 시간이 큰 추억으로 남았겠죠? 부모님들 역시 아이들과 함께 일터에서의 하루를 공유할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 되었을 거예요. 이번 행사는 단순한 가족 소풍을 넘어, 부모님의 일터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자녀들에게 심어주는 귀중한 시간이었답니다. 가우디오랩은 앞으로도 이렇게 가족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을 계속 만들어 갈 예정이에요. 행사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행사에서도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관련 기사: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663840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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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말러, 그리고 그 이후 - Part2

안녕하세요! 가우디오랩에서 음성 AI를 연구하고 있는 Ste(스테)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말러의 불협화음이 그의 감정을 담아내는 언어였음을 이야기했죠.이번엔 그 언어가 음악사적으로 남긴 흔적과 의미를 살펴보려 합니다.말러의 음악, 이제 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   2 말러   그 숙제를 풀어낸 작곡가들 중 한 명이 말러이다. 말러는 그의 교향곡에서 불협화음의 가능성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작곡가였다. 그가 말하길, ”교향곡은 세계와 같다. 모든 것을 껴안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그의 음악에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우주의 질서와 혼란, 삶과 죽음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말러에게 불협화음은 단순한 음의 불일치가 아닌, 조화와 긴장 사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는 필수적인 도구였다.   그의 교향곡에서 말러는 세상의 다양성을 하나로 융합하며, 청중이 새로운 철학적 사유에 이르게 한다. 교향곡 1번에서 봄의 생명력을 노래하면서도 자신의 고통스러운 유년 시절을 반추하는듯이 협화와 불협화, 조화와 혼란을 동시에 펼쳐내고, 교향곡 2번에서는 죽음에서 부활로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삶의 무게와 그 너머의 가능성을 표현해낸다.   교향곡 3번은 존재의 계층을 탐구하며 자연과 인간, 사랑의 메시지가 서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에서는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그안에 사랑의 슬픔과 불안이 스며들어 있는 모습을 통해, 음악이 사랑과 상실, 고통과 기쁨을 동시에 담아내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말러의 마지막 교향곡인 10번은 그의 예술적 탐구의 정점으로, 불협화음의 절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비록 미완성으로 남았지만, 말러는 이 작품에서 고통과 절망을 끌어안으며 불협화음으로 인간의 상처와 고통을 하나의 예술적 세계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2.1 A음으로 쓴 연애편지 :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은 그의 아내 알마 말러를 위해 헌정된 것으로 유명하다. 그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로 느리지만 지루하지 않고, 벅차오르는 감동을 선사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최근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이 삶과 죽음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인용된 바 있다.   조성은 F Major로 느리고 차분하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비화성음의 컨트롤이 마치 슈만의 피아노 소품 ”트로이메라이”를 연상 시킨다. 조성도 같고 시작하는 음의 구성도 비슷하며, 더욱이 절정부분에서 강조되는 높은 A음의 사용이 비슷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음이 틀림없다. ”트로이메라이”에서는 절정부분에서 높은 A음을 유지하면서 전반부에는 A Major 화음으로 후반부에서는 G Major 9th 화음으로 수식을 한다. 후반부의 화음에서 A음이 9음이 되므로 좀 더 긴장감이 증폭되고 애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셈이다.     Figure 4: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좌)와 10번 1악장(우)에서 발췌     말러 또한 이와 같은 구조를 취한다. 같은 높은 A음을 두고 전반부에서는 F Major 화음으로 수식하고, 후반부에서는 Figure 4에서 보듯이 BbmM7 화음, B∅7화음 그리고 이어서 F Major로 수식한다. 두 개의 화음에 걸쳐 F Major로 가는 동안 비화성음은 두 개가 사용된다. 2바이올린에서 사용된 A음로 가는 G#음과 D음으로 가는 C#음이다.     2.2 내 아내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말러와 알마는 결혼을 하였지만 그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였다. 말러와 알마가 틀어지게 된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둘만이 아는 사실일테고 (때로는 그들도 모르기도 하지만) 몇몇 서로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들을 비춰 어렴풋이 짐작해볼 따름이다. 알마도 소싯적 작곡가를 꿈꾸었으나 말러와 결혼하면서 포기했다고 한다. 말러는 알마의 음악에 대해 평하기를 ” 그녀가 작곡한 음악은 역겨운 딜레탕티즘에 절어 있으며, 그녀의 머릿속에 든 것은 복종에 대한 공상과 지배에 대한 공상 사이에서 이리저리 배회하는 나태한 사고방식 뿐이다.”라고 한 바 있다. [1]   알마가 작곡한 가곡 몇 개를 유튜브를 통해서 들을 수 있는데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5 Lieder” 의 첫번째 곡 ”Die Stille Stadt”에서 첫부분에 D-C-Bb-A-G이라고 하행하는 선율에 이어, 피아노 반주로 D-C-B-A-G이라고 B음을 모듈레이션 하여 받거나, 감7화음에 이어 자유롭게 다른 조성으로 전조하는 등의 화성 구사 능력을 보았을 때, 상당히 제대로 음악 교육을 받았으며, 낭만 후기에 있었던 부동 화성(floating harmony) 체계에 대한 감각적 이해가 탁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재능을 말러도 몰랐을리 없다만 작곡을 계속 하기를 반대하고 악평을 쏟아낸 이유는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이런 상태에서 둘의 결혼 생활은 화목하지 못하였고, 요양을 떠난 있던 알마는 건축가였던 발터 그로피우스와 외도를 하게 된다. 그로피우스가 의도적으로 알마에게 보낼 편지를 말러에게 전함으로써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고 말러는 낙심하게 된다. 얼마나 충격에 빠졌는지 정신과 상담까지 받게 되는데 그 정신과 상담 의사가 이 시대의 오은영 박사이신 지그문트 프로이트 되시겠다. 물론 프로이트와의 상담 내용은 철저히 비밀리에 부쳐진다. 그런데 프로이트와의 상담은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는지 상담 받고 오는 길에 썼다는 다음과 같은 시가 전해진다. [1]     ... 당신을 사랑해! -라는 말은 내가 칭송하는 나의 힘,내가 고통 속에서 얻어 낸 생명의 선율,오 나를 사랑해 줘! -라는 말은 내가 아는 나의 현명함,저 선율이 내게 울려 퍼지는 바탕이 되는 근음(root) ...     자신의 아내에 대해 좋은 말은 못하지만 그 애정 만큼은 누구보다 못지 않은 츤데레 남이었던 듯 싶다. 프로이트와 상담도 받았겠다, 아내에게 다시는 그로피우스와 만나지 않겠다 약속도 받았지만 둘의 관계는 좀처럼 다시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러한 가운데 말러는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이 될 10번 교향곡을 쓰고 있었고, 그 가운데 자신의 내면의 고통을 토로해낸다. Figure 4의 오른쪽 악보에서 말러 교향곡 10번에 나타나는 강한 불협화음을 보여주고 있다. 5번 4악장의 절정 부분에 사용한 높은 A음을 기음으로 하여 A∅7 코드를 만들어내고, 이에 정면으로 불협을 일으키는 G#˚7 코드를 동시에 사용한다. 이와 함께 근음(root)으로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C#을 배치한다. 공교롭게도 G#과 C#은 알마를 향한 사랑의 절정부분을 노래하는데 사용하였던 비화성음이었다. 앞에서 사랑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표현하는데 기여한 두 비화성음이 이제는 화성음과 같이 울리면서 이전에 없던 통곡의 목소리를 내는 불협화음의 역할을 한다. 모짜르트처럼 화성음으로 절대 해결하지 않으며, 불협의 상태를 지속하며 엄청난 맥놀이들을 뿜어낸다. 마치 좀처럼 다시 가까워질 수 없었던 말러와 알마의 관계와 같이...     3 그리고, 그 이후   19세기 말 20세기 초, 말러뿐만 아니라 불협화음을 비롯한 새로운 화성을 음악에 전면적으로 사용한 작곡가들이 있었다. 러시아의 스트라빈스키는 봄의 제전을 통해 타악기적 불협화음을 시도했으며, 헝가리의 바르톡은 현과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에서 자신만의 민속적 멜로디와 리듬을 불협화적 화성 요소들과 융합해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보였다. 이러한 실험들은 고전 및 낭만의 화성법을 따르던 러시아의 라흐마니노프나, 온음음계와 선법을 차용하여 멜랑콜리하고 달콤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프랑스의 드뷔시, 라벨 등과는 또 다른 색채를 띤다.   말러가 선보인 불협화음에 대한 실험은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기반으로 한 후배 작곡가들에게 전해져, 현대음악에서 불협화음을 하나의 음재료로 받아들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특히 말러를 계승한 현대음악 작곡가로 평가받는 쇤베르크는 오랜 연구 끝에 12음 기법을 창안하여, 12음과 모든 음정을 고르게 사용하는 작곡 방식을 시도했다. 이러한 음악적 소재를 시리즈로 만든 작곡 기법은 나중에 불레즈, 슈톡하우젠 등을 통해 리듬, 아티큘레이션, 다이내믹 등 모든 요소를 시리즈로 구성하는 총렬주의로 발전한다.     3.1 펜데레츠키와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   20세기 중반 무렵, 불협화음의 덩어리는 이제 그 자체로서 소재화되어 ‘음군’(tone cluster)이라는 형태로 자리 잡는다. 음군 안에서는 불협화음의 구성이 극에 달할 정도로 채워져 그를 이루는 개별적인 화성 요소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 덩어리가 하나의 음으로써 어떻게 사용될지가 관건이 된다. 이러한 음군을 불운과 고통의 극한 감정을 표현하는 소재로 사용한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펜데레츠키의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가 있다. 이 작품은 24대의 바이올린, 10대의 비올라, 10대의 첼로, 8대의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대규모 현악 앙상블로, 각 악기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높은 음을 포르티시모로 연주하며 시작한다. 여기에는 고전적인 아르코와 피치카토뿐만 아니라 하모닉스와 콜 레뇨를 비롯하여 악기를 두드리는 방법 등의 다양한 현대적 주법이 총동원된다. 이렇게 무자비하게 연주되는 끔찍한 소리들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의 참상을 알리는 데 적합했을 것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데 달콤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나올 리 없다.   Figure 5: 펜데레츠키의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좌), 리게티의 ’Atmospheres’(우)에서 발췌     3.2 리게티와 Atmospheres   한편 같은 무렵, 헝가리의 작곡가 리게티는 시끄럽게만 들릴 수 있는 음군을 활용해 새로운 시도를 한다. ”Atmospheres”에서는 공기 중을 떠도는 분자들의 모습을, ”Lux Aeterna”에서는 전통적으로 찬란한 태양으로 표현되었던 빛을 광자 단위로 자잘하게 요동치는 모습으로 그려낸다. 음군은 더 이상 진한 감정을 전달하는 불협화음으로 들리지 않고, 오히려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들리는 정보량이 없는 무덤덤한 소음과 같아진다. 이렇게 감정이 철저히 배제된 듯한 음군의 사용에서도 우리는 또 다른 종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꽃 속의 세포들을 상상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으니까.... 요즘말로 하자면 펜데레츠키는 F, 리게티는 심각하게 T였던 것이다.   이러한 인상을 영화 감독 스탠리 큐브릭도 받은 것일까?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큐브릭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의 장면에 리게티의 ”Atmospheres”와 ”Lux Aeterna”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한다. 지구 안에서는 전쟁과 평화가 반복되고, 사랑과 증오가 뒤얽히지만, 조금만 지구 밖으로 나아가면 창백한 푸른 별과 움직이지 않는 태양만이 빛나고 있을 것이다.       Figure 6: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중에서     글을 쓰는 내내 카페 뒤에서 한 여자와 남자가 싸우고 있다. 남자가 바람을 피워서 여자가 회사에 찾아가서 난리를 친모양이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는 나는 모르겠다. 그냥 이 소리들도 그저 음군처럼 들려 웃플 따름이다. 가까이서 보면 희극, 멀리서 보면 비극이리라. 내 일이면 처참하다만, 남의 일이라면 드라마보다 재밌는 일인 것이다. 시인 백석이 사랑 하던 판소리 ”아서라 세상사”의 한 구절로 장황한 글을 서둘러 마무리해본다.   ”아서라 세상사 쓸데없다. 군불견(君不見) 동원도리(東園桃李) 편시춘(片時春) 창가 소부(娼家少婦)야 웃들 마소.”     References [1] Jens Malte Fischer. Gustav Mahler. Yale University Press, 2011. [2] Hermann LF Helmholtz. On the Sensations of Tone as a Physiological Basis for the Theory of Music.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3] Reinier Plompand Willem JM Levelt. “Tonal consonance and critical bandwidth”. In: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38(1965), pp. 548–560.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