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AI 회사인데 디자인이 중요해?
안녕하세요! 가우디오랩 디자이너 Anne입니다:)
GAUDIO STUDIO가 개편되었습니다.
최근 가우디오랩에서 AI 음원 분리 사이트인 가우디오 스튜디오가 새로운 모습으로 런칭되었습니다.
가우디오 스튜디오는 원하는 음악에서 보컬과 악기 (베이스, 드럼, 전자 기타, 피아노, 그 외)를 트랙별로 분리하는 서비스입니다. 가우디오랩에서 개발한 음원분리 기술 GSEP을 탑재하여 다른 음원 분리 서비스들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죠.
저는 가우디오 스튜디오 베타 버전을 개선하여 정식 서비스로 런칭하는 프로젝트에서 UIUX 리뉴얼을 담당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선된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 "오디오 AI 회사의 디자이너가 어떤 고민을 했는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오디오 AI 회사인데 디자인이 중요할까?
처음 가우디오랩에 입사할 때 ‘여긴 오디오 AI 회사니까 디자인보다 기술 직군 중심의 문화가 강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의 선입견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오디오 AI 회사라서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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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소리"를 시각화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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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모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NEW 가우디오 스튜디오 디자인 목표
NEW 가우디오 스튜디오의 UIUX를 담당하면서 설정했던 목표는 "음원 분리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친절한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눈에 감탄사가 나올 만큼 멋진 웹사이트를 막상 이용하려고 보니 헤맸던 적 있으신가요? '메뉴는 어디에 있지? 다음에는 무엇을 클릭해야 하지? 이 버튼을 누르면 어디로 가는 거지?'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요.
가우디오 스튜디오는 사용자들이 단순히 정보를 찾기 위해서가 아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오는 곳인 만큼, 디자인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자들이 들어오자마자 질문도 망설임도 없이 다음 액션을 취할 수 있도록 말이죠.
기술만 좋으면 되지, 디자인이 그렇게 중요해?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뜯는 저를 보고 친구가 던진 질문입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응, 중요해!"라고 외쳤지만, 왜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어요. 결국 사용자들이 원하는 건 저렴하고 좋은 기술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 한 구석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서비스 오픈 이후에 제가 달성하고 싶은 바를 계속 떠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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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분리를 위해 타 사이트를 이용하던 사용자들에게는 더 편리한 사용성으로 우리 서비스를 어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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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가우디오 스튜디오 베타 버전 사용자들에게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경험을 선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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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분리가 처음인 사용자들에게는 어려움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공하자!
라고 말이죠.
디자이너가 초심을 잃으면 PO (Product Owner)는 머리카락을 잃어
아쉽게도 처음부터 제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서비스 오픈 후에 음원을 분리하는 과정이 헷갈린다는 피드백을 받았거든요. 부끄럽지만 저의 시행착오를 공유해 볼게요.
처음에 디자인한 화면입니다. 사용자가 음원을 올린 후 분리하고 싶은 악기를 선택하는 단계인데요.
이렇게 아무것도 선택 안 한 화면에서 보컬 버튼을 누르면

음원이 보컬과 보컬이 제거된 음원으로 분리되어 두 개의 트랙이 제공됩니다.

'더 쉽게, 더 편하게'를 지향하자던 초심을 잃고 깔끔한 화면을 만들고 싶어서 이런저런 설명을 생략했더니, 서비스 출시 이후에 "MR 파일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을 왕창 받았습니다.
데이터를 살펴보니, 보컬만 선택하면 되는데, 보컬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에 보컬이 아닌 나머지 악기들을 전부 선택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던 것이죠.
사용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PO의 머리카락이 빠지고, 저의 죄책감이 쌓여가고... 긴급회의를 통해 디자인을 개선하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제 개선된 화면들을 보여드릴게요.
더 쉽게, 더 편하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프리뷰 화면을 추가한 것인데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을 때부터 총 분리되는 트랙의 수와 가이드를 제공하고,

보컬을 누르면 분리된 트랙의 수가 2로 표시되면서 보컬과 MR (backing track)이 제공된다는 점을 미리 보여주었습니다. 크레딧을 구매하거나 음원 분리를 요청하기 전에 사용자가 얻을 결과를 명확히 보여준 것이죠.

오디오 AI 회사라서 디자인이 중요해
악기 선택 화면을 개선한 후, 저에게 "기술만 좋으면 되지, UIUX가 그렇게 중요해?"라고 물었던 친구에게 제일 먼저 바뀐 화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친구 역시 처음 오픈했을 때는 "이거 어떻게 쓰는 거야?"라고 물으며 제 가슴에 비수를 꽂았는데, 다행히 개선된 디자인을 보더니 훨씬 이해하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이쯤 되면 오디오 AI 회사라서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말해도 되겠죠? (된다고 말해줘요..)
마치며...
지금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시점에서 개선된 악기 분리 화면은 아직 배포 전인데요.
이에 대한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시죠? 저도 너무나 궁금하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후기와 또 다른 가우디오랩만의 디자인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이상으로 가우디오랩 디자이너 Anne이 들려주는 오디오 AI 회사의 디자인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아! 울 애기 https://studio.gaudiolab.io/ 많이 이용해 주세요 :)